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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인솔자의 하루

by 갓생 살기 2024. 7. 14.

 수학여행 인솔자는 '주간 인솔자'와 '야간 안전요원'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나는 주간 근무를 더 많이 해왔다. 올해 상반기에 열심히 재밌게 일했던 주간 인솔자의 일과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다.

주간 인솔자의 일과

 2박3일 일정이라고 가정하고 설명을 해보겠다. (물론 3박4일 일정도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말, 공휴일이 끼기도 한다.

1일차 (첫 날)

 첫 날에는 공항으로 출근한다. 학생들이 10시에 제주도에 착륙할 경우, 1시간 전인 9시까지 공항에 모인다.

 

 9시에 근무자들이 다 모이면 미팅을 시작한다. 미팅에서는 이번 일정의 관광지, 식당, 유의사항, 학교 특징 등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를 나누고 미팅이 끝나면 버스 위치를 확인하러 간다. 버스 주차장까지 걸어가서 내가 탈 버스회사, 학교, 반별 호차에 맞는 버스를 찾아서 짐을 싣는다. 이때 버스에서 학교 이름이 적힌 피켓도 챙긴다. 공항 내부로 돌아가서는 학생들의 짐이 몇 번 수하물 벨트로 나오는지 확인하면서 대기한다.

 

 학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해당 벨트 쪽 출입문에서 피켓을 들고 대기하면 된다. 우리는 학생들이 짐을 찾고 나오면 바로 줄을 세워준다.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반별로 줄을 세워서 인원이 확인되면 바로 버스로 이동한다. 학생들은 짐을 싣고 버스에 탑승한다. 팀별로 다 탑승하면 버스가 출발하고 수학여행 일정이 시작이 된다.

 

 버스가 출발하면서 인솔자는 본인 소개를 하고, 학생들에게 지켜야 할 안전, 주의사항들을 설명하면서 이동한다. 매 관광지, 식당, 숙소 이동 시에 학생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버스에서 설명해준다. (집결지, 집결 시각, 이동 시간, 주의사항, 관광지 설명 등)

 

 보통은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공항에서 방금 출발했기 때문에 공항 근처 식당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일반적인 일정대로 진행이 된다. 시간 및 일정에 따라 관광지 1~2곳 정도를 들렀다가 숙소로 향한다.

숙소 근무

숙소에 오면 일단 시간 맞춰서 저녁을 먹는다. (밖에서 먹었을 경우 제외.)

 

 석식 후부터 10시 야간 근무자 교대 전까지는 각 층, 로비, 편의점 등에 배치가 되어 학생들의 이탈, 소음, 환자 발생 등 여러 사항에 주의하며 근무를 한다. (야간 근무자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 10시가 되면 야간 근무자가 와서 교대를 하고 주간 근무자는 퇴근을 한다.

 

 근무가 끝나면 인솔자들에게 주어진 방 개수에 따라 1명~n명까지 같은 방을 쓰고 잠을 잔다. 나는 1~6명까지 한 방을 써봤다. 방이 크고 근무자가 많은 경우 11명까지 한 객실에서 자는 경우도 봤다. (이 객실은 방 3개, 화장실 2개였다.)

 *인솔자들의 경우, 해당 숙소에 방이 없으면 다른 가까운 숙소에 가서 숙박을 하기도 한다.

2일차

 수학여행 중 하루가 가장 긴 날이다. (이틀 차는 평균 15시간 근무하는 듯 하다. 대략 7시 ~ 22시.)

 

 만약 학생들의 기상 시각이 7시라면 인솔자들은 그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7시 전에 아침 미팅을 하고(생략하는 경우도 있음.) 7시에 학생들을 기상시킨다. 마이크, 노래 등을 통해 기상 방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직접 벨을 눌러가면서 기상 확인을 한다. 기상시키면서 조식 시각, 출발 집결 시각 등을 안내하고 조식을 먹는다.

 

 시간이 되어 학생들이 전부 모이면 팀별로 출발해서 이틀 차 일정을 소화한다. 이튿날에는 보통 4~5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 같다. 학생들이 가장 지치는 날이기도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되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피곤이 싹 사라져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레크리에이션

 레크리에이션을 안 하는 학교들도 있지만, 하는 학교들은 보통 2일차 저녁에 한다. 몸풀기 게임(?), 장기자랑, 노래 틀고 광란의 파티하기... 등으로 구성되며, 약 1시간 반 ~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내가 맡았던 학교들은 거의 여행사, 학교에서 미리 문화상품권을 준비했다. 문화상품권의 일부는 레크 MC의 재량으로 반별 점수로 주기도 하고, 게임을 하며 눈에 띄는 개개인에게 주기도 한다. 나머지 문화상품권은 학교 교사 측에서 점수를 매겨 장기자랑이나 레크 전체에서 눈에 띄었던 학생, 팀, 반에게 증정한다.

3일차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은 이틀 차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기상 시간이 되면 학생들을 기상시킨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은 낮 1시 ~ 4시 공항 도착을 한다. (저녁까지 먹고 가는 학교는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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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날 저녁까지 먹고 가는 학교를 만난 적이 1번 있었다... 퇴근이 늦어서 정말 슬펐다.

 그래서 마지막 날에는 많은 곳을 다니지 않는다. 공항을 가는 날이기 때문에 서귀포보다는 제주시 관광지, 시장 등의 일정 비중이 높은 날이다. 1~2개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미리 학생들과의 작별 인사를 한다. 선생님, 기사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나는 인사 먼저 미리미리 하는 편이다. 뒤에 설명할 게 많기 때문.) 마지막 버스 내리기 전 해야 할 것, 공항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등을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공항 3층 출발 층에 버스 내리면 먼저 짐을 챙긴다. 인솔자 본인도 짐을 잘 챙겨야 한다. (나는... 짐을 두고 와서 버스회사까지 택시 타고 갔다온 적이 있다.) 모든 인원이 짐을 챙긴 게 확인이 되면 버스 기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학생들과 다같이 공항 안으로 이동한다. 이때 횡단보도 신호가 굉장히 짧아서 한 번에 못 건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인솔에 유의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학생들이 탈 항공사가 있는 게이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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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 앞에 학생들을 줄 세우고 신분증과 항공권을 나눠준다. (모바일 체크인의 경우 생략) 신분증과 항공권이 준비된 학생들은 지체 없이 짐을 부치러 이동한다. 공항 혼잡도에 따라 이 과정이 되게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인솔자들이나 학생들이나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 짐을 다 부치고 나온 학생들은 아까 줄 섰던 자리에 다시 줄을 서고 각 반별로 선생님까지 다 모였는지 확인한다. 반 인원이 전부 모였다면, 인솔자는 티켓을 들고 학생들에게 탑승구와 출발 시각 10분 전 집결할 것을 공지, 부탁하고 공항 검색대로 학생들을 인솔한다. 학생들을 검색대 통과시키면 인솔자의 할 일은 끝이 난다. 전체 학생들을 다 보내고 나서 짧게 미팅을 하고 퇴근을 한다.